보고 싶은 것과 보여주고 싶은 것의 차이_[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 3] by 제임스 건 外

 

박수칠 때 춤추며 떠나기.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 3] 감상



Dog Days Are Over - Florence + The Machine


사실 마블 영화가 성공할 수 있었던 공식은 간단한 것이 아니었을까. 적어도 엔드게임까지는 마블은 가능했고, DC는 하지 못했던 것. 

그건 팬들이 보여주고 싶은 장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예를 들면 "Avengers Assemble". 삼스파. 윈터솔져의 나이프 파이팅, 시빌 워의 2대 1 전투 같은. 팬들이 만화 원작의 영화에서 기대하는 장면을 보여줄 수 있느냐 없느냐,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가 간지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느냐 없느냐, 뽕을 채워줄 수 있느냐 없느냐가 영화의 성공을 갈랐던 것 아닐까.

그리고 그런 간지는 잘 쓴 각본과, 각본을 잘 살린 훌륭한 연출에서 나온다. 좋은 캐릭터와 좋은 이야기는 불가분의 관계이다. 캐릭터가 이야기보다 더 훌륭할 수도, 그 반대의 경우도 있을 수는 있지만, 좋은 이야기 없이는 좋은 캐릭터도, 그 반대도 성립하지 않는다. (수어사이드 스쿼드와 버즈 오브 프레이를 보자) 

그렇다면 점점 마블 영화 그리고 드라마의 평가가 낮아지는 것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마블은 이제 팬들이 보고 싶은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보여주고 싶은 것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교양과목같은 존재가 되어, 사람들이 볼 영화가 없으면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존재가 되어버린 마블 영화의 점점 게을러지는 스크린라이팅과 디즈니 특유의 교조주의가 합쳐지면 <변호사 쉬헐크> 같은 해괴한 엔딩이 나오게 된다. 애플식 배짱장사

그런 면에서 이번 가오갤은 그야말로 오랜만에, 팬들이 보고 싶어하는 장면을 늘어놓고, 약간 느슨할 수도 있는 각본을 캐릭터들의 매력으로 꿰어 훌륭한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후반부의 롱테이크 전투신, 캐릭터들이 갈구해 왔던 것들을 이루는 엔딩, 그리고 그루트의 마지막 대사까지. 가오갤을 사랑하는 팬들이 원해왔던 장면을 늘어놓는 데 제작진은 최선을 다 했다고 생각한다.

이제 어벤저스 6쯤 가서야 카메오급으로 등장하지 않을까 싶은데...그때까지 보고싶어 어쩌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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