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었지만 입에서 떼기는 힘든 맛_[인간의 얼굴은 먹기 힘들다] by 시라이 도모유키
시라이 도모유키 [인간의 얼굴은 먹기 힘들다] 감상
[명탐정의 하라와타] 를 읽고 나서 관심이 생겨 찾아보니, 일반적이지 않은 소재를 주로 사용하는 작가로서는 은근히 많이 번역이 되어 나온 것이 아닌다. 초기작일수록 더 찜찜한 맛이 난다길래 데뷔작을 골라 보았다.
인간을 식용으로 키운다는 아이디어 자체는 사실 그렇게 신선한 것은 아니다. 고전만 하더라도 [수호전]이 있고, [소일렌트 그린]이 있으며, 근래에 나온 것만 봐도 [식량인류]도 있지 않은가. 인간을 고기로만 보는 사회가 있고, 그 사회 안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묘사하는 것 자체는 이미 많은 매체를 통해 나와 있다. 다만 이 작품에서는 '인간이 인간을 먹는' 사회고, 그런 세상에서 사람들은 얼마나 맛이 가 있는지를 기대하며 책을 열었다.
생각만큼 썩은 맛은 아니었다. 식인을 가지고 대립하는 개인과 단체들이 있고, 윤리적인 문제를 가지고 고민하는 캐릭터들도 있다. 식인이라는 소재를 둘러싸고 여러 캐릭터들의 행동과 생각을 묘사하지만 이해의 영역에서 완전히 벗어난 캐릭터들은 찾기 힘들다. 난 좀 그런 걸 기대했었거든, 모든 캐릭터들이 맛이 가서, 읽는 사람들로 하여금 스스로가 잘못된 것이 아닌가...하는 의문을 갖게 하는. 그런 면에 있어서는 내 예상과는 조금 다른 작품이었다.
다만 사람들이 왜 이 작품에 대해 불쾌해하는지는 알 것 같다. 충분히 충격적인 소재고, 몇 가지의 묘사는 충분히 썩은 맛을 내고 있다. 내가 기대했던 만큼은 아니지만, 캐릭터들도 어느 정도는 제정신이 아니고, 깔끔한 추리 묘사와 복선을 내고 회수하는 솜씨가 좋다. 이런 장점이 소재에도 불구하고 이 작가의 팬이 계속 생격나는 이유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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