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표류해가는 방향성 - [택틱스 오우거 리본]
원작이 시대를 초월한 걸작이고, 원작이 나왔을 당시에는 언어의 한계로 접근조차 하지 못하다가, 대학교 때에 가서야 에뮬로 4장까지 진행하다가 여러가지 제반 사항으로 포기. 마침내 본작으로 엔딩까지 봤다. 주제나 대사, 스토리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훌륭한 글로 칭찬하였으니 굳이 말을 보탤 필요는 없을 것 같다. UI와 그래픽도 올드하지만 2020년대의 플레이 감성에 최대한 접근하기 위해 고친 것 같지만, 글쎄 사실 나에게는 절반의 성공으로 보인다.
가장 눈에 띄는 건 그 수십년의 세월 동안 쌓였던 공략 정보를 거의 모두 쓸모없는 것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망자의 궁전에서 습득하는 필살기도, 리인카네이트를 이용한 능력치 노가다도 없어졌으며. 무엇보다 유니온 레벨이라는 개념이 생겨 만렙은 클리어 이후에 달성할 수 있고, 무엇보다 노가다를 이용한 레벨로 찍어 누르기를 원천봉쇄해 버렸다. 현대적인 감각에 맞추어 난이도를 조정한 것도 있고, 무엇보다 이 게임을 하는 사람의 대부분은 이 게임의 공략법에 대해 숙지되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새로운 플레이 감각을 제공하고자 했을 수도 있겠다.
다만 나는 그 당시의 그 게임을 하고 싶었던 거였나보다. 난이도가 높아 좀 짜증이 났기는 했지만 채리엇을 잘 돌려 가면서 어떻게든 해 보면 클리어가 되고, 저돌적으로 돌격하는 것보다는 버프 카드를 잘 사용하는 방법을 익히면서 내 스스로의 실력이 강해지는 것은 제작사가 의도한 바이겠으나 그 방법이 이거 저걸 다 묶어놓는 것으로 구현한다면 그건 잘못된 방향성이 아닐까 싶다. 의도는 알겠지만 공감하기는 힘들다.
무엇보다 그래서 오우거 배틀 사가는 어떻게 되는 건가? 최종장이 나오긴 하는 걸까. 재밌게 플레이하긴 했으나, 그래서 뭐가 어떻게 되는지는 시스템이나 시리즈 방향성이나 좀 명확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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