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인 빌드업 - [The Sapphire Altar] by David Dalglish
에버론 제국의 예봉을 꺾었지만 그 대가가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나 컸던 사이러스는 동료들을 떠나게 된다. 그 와중에 환생한 신황제 God-Incarnate의 후계자가 타넷에 도착, 사이러스의 동료들을 압박하게 되고, 숨겨졌던 진실은 오해를 불러일으켜 동료로 하여금 사이러스에게 칼을 겨누게 만든다.
안정적인 재미를 줬던 [The Bladed Faith]의 속편. 전편보다 더 강력한 적을 등장시키는 동시에 첫 번째 권에서 던졌던 반전으로 인해 사이러스와 동료들 사이에 균열이 생기게 하여 긴장감을 불러일으켰다. 또한 다른 주연 캐릭터들의 성장에도 포커스를 맞췄는데, 특히 눈에 띄었던 것은 안 바스텔. 변절한 파라곤이라는 설정에 비해 비중이 적었던 그에게 아치 에너미를 설정함으로서 비중을 늘리는 동시에, 성장의 서사도 부여했다. 갈등의 주축이 되었던 켈레스보다는 차라리 안이 더 눈에 띄였었던 듯.
이외에도 각 캐릭터들은 서로 다투거나, 내적으로 갈등을 겪으며 성숙해진다. 캐릭터들에게 있어 중요하게 생각되는 것은 이런 내적인 성장이고, 전투력이 강해지는 것은 이 내적 성장의 부산물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경향은 어찌보면 요새 판타지 작품들에서 드러나는 - 특히 웹소설 류의 작품에서 드러나는 - 직관적인 능력치 상승과는 완전히 반대의 성향인데,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이런 스타일을 더 선호한다.
클라이맥스의 전투는 조금 김이 빠지는 느낌이었지만, 맨 마지막의 떡밥이 아쉬움을 상쇄시켰다. 다음 편의 최종전을 향해 흐트러짐 없이 달려나가는 느낌을 주었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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